글로벌 공급망의 새로운 격전지, 해외 이커머스 물류 시장의 부상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국경을 넘나드는 소비를 일상화하며 물류 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과거 기업 간(B2B) 무역이 중심이었던 국제 물류 시장은 이제 거대 이커머스 플랫폼이 최종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국경간 전자상거래(Cross-border E-commerce) 물류를 새로운 핵심 의제로 부상시켰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의 진원지는 중국발 이커머스 플랫폼의 공세적인 글로벌 확장이다. 이들 플랫폼은 단순히 상품 판매자를 넘어, 자체적인 물류 인프라와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전통적인 물류 시장의 경쟁 구도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배송 속도와 비용 효율성을 둘러싼 시장의 기대 수준이 높아지면서, 기존 글로벌 특송 및 물류 기업들은 전례 없는 운영 압박과 새로운 기회에 동시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해외 이커머스 물류는 이제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격전지로 자리 잡았으며, 변화하는 시장 구조와 참여자 간의 역학 관계에 대한 심층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데이터로 본 해외 이커머스 물류: 아시아태평양 중심의 시장 규모와 성장 구조

글로벌 전자상거래 물류 시장의 구조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뚜렷한 집중화 현상을 보인다. Fortune Business Insights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4,415억 달러로 형성되어 있으며, 2025년에는 5,242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이 거대한 시장의 핵심 동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다. 해당 권역은2024년 42.11%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국가는 단연 중국이다. Verified Market Research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의 전자상거래 물류 시장은 2024년 450억 달러 규모에 달하며, 이는 B2C 이커머스 시장의 압도적인 규모에 기반한다. EMERICS 자료를 기준으로 2023년 중국의 B2C 온라인 소매 매출은 2조 2,000억 달러로, 같은 기간 미국 시장(9,810억 달러)을 두 배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막대한 내수 시장 수요는 국경을 넘어 글로벌 물류 수요를 창출하는 근본적인 동력으로 작용한다. 다만 GII Korea의 전망에 따라 중국의 전체 화물·물류 시장은 2025년 1조 3,1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다수의 사업자가 경쟁하는 단편화 구조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SF Express (KEX-SF), Deppon Logistics Co., Ltd., SINOTRANS 등 주요 5개 기업이 시장을 분점하고 있다.

한편, 한국 시장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역동성을 더한다. 관련 산업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해외직구 시장 규모는 2014년 1조 6,000억 원에서2023년 6조 7,000억 원으로 10년 만에 4배 이상 급증했다. 이와 같은 개별 국가 시장의 성장은 글로벌 국경간전자상거래(CBE) 물류 시장의 구조적 팽창으로 직결된다. 업계 집계 자료에 따르면 현재 약 10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CBE 물류 시장은 연평균 12.9%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2026년에는 176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급성장하는 시장 규모와 구조적 변화는 기존 물류 사업자들의 경쟁 구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발 플랫폼의 물류 네트워크 확장과 한국 직구 시장 구조 재편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글로벌 시장 침투는 상품 판매를 넘어 물류 네트워크를 직접 통제하고 확장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인접 국가인 한국의 해외직구 시장 구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CGTN Korea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전 세계에 구축한 2,500개 이상의 해외 물류창고는 단순한 보관 시설을 넘어, 재고 관리, 현지 주문 처리, 반품 물류까지 담당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총면적 3,000만㎡를 넘어서는 이 물리적 인프라는 국경 간 배송의 리드타임을 단축하고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이러한 인프라 확장의 결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국제 화물우편 운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플랫폼 주도의 물동량이 기존 물류 시스템의 처리 능력을 빠르게 잠식하며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발 플랫폼들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항공 화물 공간과 해외 창고 네트워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자국에서 출발하는 상품의 공급망 통제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처럼 체계적으로 확장된 중국의 물류 역량은 한국 소비 시장의 구조를 직접적으로 바꾸었다. 2023년 C커머스의 국내 공세가 본격화되면서, 한국의 해외직구 시장 규모는6조 7,000억 원에 도달했다. 이 성장은 앞서 언급된 물리적 인프라 확장이 단순한 배송 시간 단축을 넘어, 소비자의 구매 패턴 자체를 미국·유럽 중심의 고가 상품에서 중국발 저가 소비재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결과적으로 중국발 플랫폼의 물류 내재화 전략은 한국 직구 시장의 참여자 구도와 경쟁의 본질을 바꾸고 있다. 기존의 글로벌 특송사나 포워더가 담당하던 국제 운송 구간에 플랫폼이 직접 개입하면서 가격과 속도 경쟁이 심화되었다. 이는 국내 물류 기업들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구조로 작용하며, 플랫폼의 하청 파트너로 편입되거나 이들이 공략하지 않는 고부가가치 또는 특수 화물 영역으로 사업을 전환해야 하는 전략적 기로에 놓이게 만든다.

배송 속도 경쟁 심화가 초래하는 비용 압박과 시장 진입 제약 요인

해외 이커머스 물류 시장의 성장은 배송 기간 단축을 핵심 경쟁 지표로 고착시켰지만, 이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심각한 비용 압박을 가하는 구조적 한계로 작용한다. 항공 화물 운송 능력 확보, 국가별 통관 프로세스 최적화, 현지 라스트마일 네트워크 구축 등 속도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모든 요소는 막대한 초기 투자와 지속적인 운영 비용을 요구한다. 이는 결국 물류 기업의 수익성을 직접적으로 제약하는 핵심 요인이 된다.

이러한 운영 리스크는 개별 국가의 시장 환경과 결합하며 증폭된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내수 물류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근접했다는 점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CBE 물류 시장으로 진출해야 하는 동인이 되지만, 동시에 글로벌 투자 비용을 상쇄할 완충 지대가 부족함을 의미한다.

물동량의 핵심 발원지인 중국 시장의 고유한 구조는 진입 장벽을 더욱 높인다. 앞서 언급된 시장의 단편화 구조는 신규 진입자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을 구조적으로 제약한다. 이는 SF Express (KEX-SF)와 같은 기존 사업자들의 네트워크를 극복하기 위해 단순 자본 투자 이상의 복잡한 파트너십 전략을 요구하게 만든다. 결국 속도 경쟁이 촉발한 비용 상승과 시장의 구조적 제약은 시장 양극화를 가속한다. 거대 자본을 동원하는 플레이어는 투자를 지속하는 반면, 중견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로 도태될 위험에 처하며, 이는 소수 사업자에게 시장 지배력이 집중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핵심 지표로 요약한 해외 이커머스 물류의 현재: 시장 집중과 경쟁 구도

해외 이커머스 물류 시장의 핵심 지표들은 미래 권력 구조의 재편을 예고한다. 약 4,415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시장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40% 이상을 점유하는 것은 이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물류 질서가 구축됨을 의미한다. 이 질서의 핵심 행위자인 중국 플랫폼들은 물류 인프라를 전 세계로 확장하며 사실상의 ‘글로벌 표준’을 설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통적 물류 기업들은 독립적 경쟁자에서 플랫폼 생태계 내 서비스 제공자로 지위가 변모할 수 있다. 결국 시장 경쟁은 단순 속도전을 넘어, 공급망 데이터와 인프라를 통제해 생태계 규칙을 결정하는 권력 투쟁으로 전환될 것이다.

발행: SF EXPRESS KOREA MAGAZINE

본 콘텐츠는 SF EXPRESS KOREA가 운영하는

산업 분석 매거진에 게재되었습니다.

출처 목록

[1] Verified Market Research – 중국 전자상거래 물류 시장 규모, 점유율 및 예측

[2] GII Korea – 중국의 화물 및 물류 시장(2025-2030년)

[3] EMERICS – 이커머스, 플랫폼의 진화와 데이터 융합

[4] Windly – 해외직구 성장세에 미소 짓는 물류업계

[5] Fortune Business Insights – 전자상거래 물류 시장 규모, 점유율 | 글로벌 리포트

[6] CGTN Korea – 중국 물류시장 규모 9년 연속 세계 1위